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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onhado 天下圖'  

- 2016 Dennos Museum 'Seed Universe 天下圖

 

 Ilhwa Kim's 'Seed universe 天下圖' work is made of rolled paper. The collection of rolled paper keeps changing hour by hour recording all the changes within the space at the moment.  

 Kim's 'Seed universe' was originally inspired by anonymous world map 'Cheonhado(天下圖)' at the time of no surveying and no aerial view, during 17-18c Joseon dynasty. It was an imaginative view of world order at that time as well. 

 Kim aims to construct a new version of 'Cheonhado 天下圖,' which inhabits as a daily record of our living space. Tenderly but surprisingly visible becomes how to reflect all the changes within the space at the moment. The moment map becomes an internal landscape that the viewers wander around. 

 Kim's sculptural canvas and tactile painting quality initiate sensory updates of her Cheonhado; endless up and down waves by her 'paper seed' units, bold and dense juxtaposition of hand dyed colors, and very mild reflection between 'Hanji' paper units. Kim's new map keeps revised in a quiet and constant manner.

 New 'Cheonhado' also keeps questioning and collecting our sensory records.

Momentarily, our sensory records prove to be delicate and accurate by recognizing all the changes reflected in her 'Cheonhado.' However, reversely, the sensory records of all day turn out quite fragile and not dependable at all by too many revisions of the work. 

 

 Kim's 'Cheonhado' achieves a unique moment map doing its own constant updates at the installation space. The moment map keeps changing all day long. Now, Cheonhado's fate does not mean to be 'ephemeral', but being decisively loyal to each emotional moment here, now.                                                                                                                                                                                                                                     --Laam Yi

<천하도 天下圖> 

 

 '천하도'라는 작품제목은 조선시대 작자미상의 '天下圖'를 작가 고유의 방법으로 재탄생시키고 싶다는 기획의 산물이다. 수백년전 조선의 천하도는 측량이나 하늘에서 본 이미지가 없던 시대의 지도이다. 주변의 큰 산, 큰 나라 등 알려진 사실과, 세계의 질서는 이런 거라는 관념을 합쳐서 만든 작자미상의 지도이다. 세계의 중심 꼭대기에 있다고 상상했던 나무까지 그려져 있다.

 

 김일화의 천하도는 작가 자신이 미리 수집한 지식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만들지 않는다. 큰 틀만 정해놓고 미리 준비한 종이단위들을 본능적으로 쌓기 시작하면, 어느새 언덕과 골, 길들이 캔버스 위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 종이단위들을 작가는 ‘씨앗’이라고 부른다. 작가는 하나의 작품을 위해 직접 수작업으로 염색한 한지들을 햇빛에 말린 후, 직선과 원의 기본구성을 가지는 '씨앗' 조각들을 만든다. 수만개의 씨앗들이 이끄는 힘에 이리 저리 휘둘리면서, 작가 자신이 미리 내다볼 수 없었던 질서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또 나타난다.

 

 수많은 씨앗 조각들이 만들어내는 언덕과 골의 흐름, 색과 명암의 대조적인 병치, 한지재질이 만드는 부드러운 반사가 어우러지면, 단단하고 매끄럽게 빛에 반응하는 입체를 이룬다. 켜켜이 쌓인 색면입체들은 주어진 공간에 일어나는 빛과 색의 변화를 생물처럼 받아들이며, 그 순간의 시공간과 한몸을 이룬다. 수많은 색면입체가 하루종일의 극적인 흐름을 담아내면서, 작품이 마주하고 있는 시간과 공간의 변화를 담담하고 예민하게 기록하는 지도가 된 셈이다.

 

 김일화는 작품 자체에 담겨 있는 형태나 이미지 자체로 더 완성도있는 지도가 되려는 꿈을 꾸지 않는다. 작품이 존재하고 있고 바라보는 그 순간과 장소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면, 그 지점/그 순간에 가장 충실한 하나의 지도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작품을 다시 되돌아 보는 순간, 여전히 또다른 미세한 변화들이 작품 위를 빠르게 가로지르고 있다. 개별적인 조각들이 또다른 파도를 만들면서 던지는 속도감은 이 변화가 시각적일 뿐 아니라 인지적인 것이라는 걸 보여준다. 

 

 비행기를 타고 산과 들 위를 날며 아래를 바라보면, 해가 어디 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김일화의 천하도는, 이름없던 씨앗들이 하루종일의 흐름과 씨름하며 만드는 질서들을 담아낸다. 그 질서들 또한 잠시 모습을 드러낼 뿐,  또 사라져 버린다. 더이상 '천하도/天下圖'가 불가능한 시대에, 김일화만의 방식으로 만들어 내는 현대의 새로운 지도인 셈이다.

                                                                                                                                           -- 이 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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